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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레스토랑 1세대 '마르쉐' 사업 철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오주연 기자]아모제푸드가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마르쉐가 이달 31일 영업을 종료한다. 1996년 처음 국내에 들어와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1세대를 이끌었던 마르쉐는 한때 매장이 10여개에 달했지만 최근 매장 수가 급격히 줄어 부산과 코엑스 2곳만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이 두 곳마저 폐점이 결정돼 17년 동안의 브랜드 역사가 결국 끊기게 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즐러, 베니건스, T.G.lF 등과 함께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1세대를 이끌어왔던 마르쉐가 국내 사업을 철수한다. 마르쉐를 운영하는 아모제푸드는 이날 코엑스점에서의 영업을 마지막으로 다음달 1일부터 사업을 완전 종료한다고 밝혔다. 아모제푸드는 스위스 외식브랜드인 마르쉐 대신 '엘레나가든' 등 자체적으로 만든 토종 외식브랜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어로 '시장(market)'을 뜻하는 마르쉐는 고객이 직접 매장을 돌아다니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콘셉트로 국내 패밀리레스토랑을 이끌어왔다. 아웃백, 빕스보다도 1년 먼저 생겨나 씨즐러, 베니건스, T.G.lF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아웃백과 빕스 등 후발주자에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4월 부산점 폐장에 이어 이달 31일부로 코엑스점까지 문을 닫게 돼 국내에서의 사업을 완전 철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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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즐러, 베니건스, T.G.lF 등과 함께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1세대를 이끌어왔던 마르쉐가 이달 31일부로 코엑스점까지 문을 닫음으로써 사업을 철수한다.

아모제푸드는 지난 1996년 스위스 메벤픽그룹의 외식브랜드 '마르쉐'를 국내에 들여오며 종합외식기업으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마르쉐 운영을 통해 쌓아온 외식노하우를 자체 브랜드 개발에 적용, 오므토토마토ㆍ엘레나가든ㆍ카페아모제ㆍ스칼렛ㆍ푸드캐피탈 등을 개발했다. 아모제푸드로서 마르쉐는 '장남'브랜드로서 애착이 갈 수밖에 없지만 과감히 사업을 정리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불황으로 인한 외식시장 자체의 침체 때문이다. 최근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매출에 있어서 부침을 겪고 있다. 여기에 아웃백, 빕스, 블랙스미스 등 새로 생겨나는 후발주자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도 한몫한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예전 콘셉트를 유지하다보니 이를 식상하게 느낀 고객들이 발을 돌린 것.

이같은 이유로 같은 시대를 주름잡았던 씨즐러도 지난해 청담점에 이어 잠실점까지 문을 닫아 전점포가 폐점됐다. 적자를 이기지 못한 탓이다. 씨즐러를 운영하던 대한제당의 자회사 TS푸드앤시스템은 씨즐러 사업 철수로 수십억원대의 폐점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제푸드 관계자는 "현재 입점해있는 코엑스가 올해 리뉴얼을 하기 때문에 향후 매장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고민해왔다"면서 "자체 브랜드 육성과 품질 향상을 통한 브랜드력 강화, 해외시장 진출에 역점을 두기 위해 결국 마르쉐의 영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마르쉐가 없어진다는 것이 알려지자 아쉬워하고 있다. 특히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에 향수가 배어있는 8090세대에게는 아쉬움이 더욱 짙다.

30대 직장인 임모씨는 "학창시절에 패밀리레스토랑의 붐을 일으킨 곳이 T.G.lF와 베니건스, 마르쉐, 씨즐러 등 4개 브랜드였는데 이 중 두 곳이 아예 사라졌다"면서 "나머지 두 곳들도 점차 매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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